지난 주말, 아내가 울면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3년간 찍은 아이 사진이 담긴 폰이 물에 빠졌다는 거였죠. 다행히 제가 몇 달 전에 구글포토 자동 백업을 설정해 둔 덕분에 사진은 모두 무사했습니다. 복구하는데 딱 10분 걸렸어요.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백업은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 당장' 해야 한다는 걸요.
오늘은 제가 IT 관련 일을 하면서 터득한, 그리고 실제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수십 번은 설정해 준 스마트폰 사진 백업 자동화 방법을 상세히 풀어보려 합니다.
목차
구글포토가 최고의 선택인 이유
5년 전만 해도 저는 사진을 USB에 옮기고, 외장하드에 복사하고, DVD로 굽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외장하드가 고장 났고, USB는 어디 뒀는지 기억이 안 나더군요. 그때부터 클라우드 백업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서비스를 써본 결과, 구글포토가 가장 균형 잡혀 있었습니다.
무료 용량은 15GB로 시작하지만, 사진 품질을 '절약용'으로 설정하면 거의 무제한에 가깝게 쓸 수 있었거든요. 물론 2021년 6월 이후로는 정책이 바뀌어서 절약용도 용량을 차지하지만, 여전히 가성비는 최고입니다. 무엇보다 구글포토의 검색 기능이 압도적입니다.
"강아지", "바다", "2019년 여름" 같은 키워드만 입력해도 관련 사진을 척척 찾아줍니다. 심지어 얼굴 인식으로 특정 인물의 사진만 모아볼 수도 있죠. 처남 결혼식 사진을 찾는데 날짜를 몰라서 헤맸던 기억이 있는데, "결혼식"이라고 검색하니 바로 나오더군요.
클라우드 자동 동기화 설정의 기초
자동 백업의 핵심은 '손이 가지 않아도 알아서' 되는 것입니다. 처음 설정할 때 10분만 투자하면, 앞으로 평생 신경 쓸 필요가 없어집니다. 먼저 와이파이 환경에서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처음 백업할 때는 기존 사진을 모두 업로드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데이터를 많이 먹거든요.
제 경우 2만 장 정도 있었는데, 와이파이로도 하룻밤이 걸렸습니다. 배터리도 충분히 준비하세요. 백업 중에는 프로세서가 계속 작동하니까 배터리 소모가 평소보다 많습니다. 저는 잠들기 전에 충전기에 꽂아두고 백업을 시작하는 편입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위한 상세 가이드
안드로이드는 구글 생태계와 찰떡궁합입니다. 갤럭시를 쓰는 저로서는 정말 편리하다고 느끼는 부분이죠. 구글포토 앱을 열고 오른쪽 위 프로필 사진을 탭 하면 '포토 설정'이 나옵니다. 여기서 '백업 및 동기화'를 켜주세요.
그다음이 중요한데, '업로드 크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원본 품질'은 사진을 그대로 올리는 거고, '절약용'은 살짝 압축해서 올립니다. 솔직히 일반인 눈으로는 차이를 거의 못 느낍니다. 제가 두 버전을 프린트해서 비교해 봤는데, A4 크기까지는 구분이 안 가더군요.
대형 인화를 하거나 전문적인 편집을 하는 게 아니라면 절약용으로도 충분합니다. '모바일 데이터 사용 안 함' 옵션은 꼭 켜두세요. 한 달에 데이터 100GB 쓰는 친구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 옵션을 안 켜둬서 밖에서도 계속 사진이 업로드되고 있었더군요. 요금 폭탄 맞을 뻔했다며 진땀을 뺐습니다.
아이폰 백업 최적화 전략
아이폰 사용자들은 보통 iCloud를 쓰는데, 구글포토를 병행하면 이중 안전장치가 됩니다. 저희 집은 제가 안드로이드, 아내가 아이폰을 써서 둘 다 설정해 봤습니다. 아이폰에서 구글포토 설정은 안드로이드와 거의 같습니다. 다만 iOS 특유의 권한 시스템 때문에 처음에 '모든 사진 접근 허용'을 해줘야 합니다.
'선택한 사진만'을 고르면 나중에 일일이 선택해야 해서 자동화가 안 됩니다. iCloud와 구글포토를 같이 쓸 때 팁이 있습니다. iCloud는 'iPhone 저장 공간 최적화'를 켜두면, 원본은 클라우드에 두고 폰에는 축소판만 남깁니다.
용량이 부족한 분들께 강추하는 기능이죠. 구글포토는 백업 후에도 원본을 폰에 그대로 두니까, 필요하면 구글포토 앱에서 '기기의 여유 공간 확보'를 실행해서 이미 백업된 사진을 지울 수 있습니다.
사진 정리와 용량 관리 노하우
백업하기 전에 사진을 한 번 정리하면 시간과 용량을 크게 아낄 수 있습니다. 저는 분기마다 한 번씩 '사진 대청소'를 합니다. 먼저 스크린샷부터 정리합니다. 카톡 대화, 쇼핑몰 캡처, 밈 같은 건 따로 폴더를 만들어 분류하고, 필요 없는 건 과감히 삭제합니다.
구글포토에서 '스크린샷' 앨범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니까 찾기도 쉽더군요. 연사로 찍은 사진도 정리 대상입니다. 비슷한 사진 10장 중에 제일 잘 나온 2-3장만 남기고 나머지는 삭제합니다. 구글포토의 '유사한 사진 정리' 기능을 쓰면 자동으로 묶어서 보여주니 편리합니다.
흐릿한 사진, 손가락이 나온 사진, 실수로 찍은 바닥 사진 같은 것들도 미련 없이 지웁니다. 어차피 다시 안 볼 사진들인데 백업 용량만 차지하죠.
폴더별 선택적 백업 설정
모든 사진을 다 백업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폴더별로 선택적으로 백업하는데, 이게 용량 관리의 핵심입니다. 구글포토 설정에서 '기기 폴더 백업'을 보면 폰에 있는 모든 폴더가 나옵니다. 카메라, 스크린샷, 다운로드, 각종 앱 폴더들이 죠. 여기서 정말 필요한 것만 선택하세요.
예를 들어 카카오톡 폴더는 백업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남이 보낸 사진이고,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저장하니까요. 인스타그램 폴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인스타에 올라가 있는데 굳이 백업할 필요가 있을까요? 반대로 문서 스캔 앱이나 명함 관리 앱의 폴더는 꼭 백업합니다. 이런 건 잃어버리면 다시 구하기 어려운 자료들이거든요.
보안 설정으로 프라이버시 지키기
클라우드에 사진을 올린다는 건 결국 남의 서버에 내 추억을 맡기는 겁니다. 그래서 보안 설정이 정말 중요합니다. 우선 2단계 인증은 필수입니다. 구글 계정 설정에서 바로 켤 수 있는데, 한 번 설정하면 휴대폰 없이는 로그인이 불가능해집니다. 귀찮아 보여도 계정 해킹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민감한 사진은 구글포토의 '잠금 폴더' 기능을 활용하세요. 지문이나 PIN으로만 열 수 있는 비밀 공간입니다. 저는 주민등록증, 통장 사진 같은 개인정보가 담긴 이미지를 여기에 보관합니다.
위치 정보도 신경 써야 합니다. 사진에는 찍은 장소가 자동으로 기록되는데, 이게 때로는 프라이버시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집 위치가 노출되는 거죠. 공유하기 전에는 항상 위치 정보를 제거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NAS와 로컬 백업 병행하기
클라우드만 믿기 불안하다면 NAS(Network Attached Storage)를 추가로 구축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시놀로지 NAS를 쓰는데, 집 안에 개인 클라우드를 만드는 느낌입니다. 스마트폰에 'DS photo' 앱을 설치하면 구글포토처럼 자동 백업이 됩니다. 차이점은 내 집 서버에 저장된다는 거죠.
외부 해킹 위험이 적고, 용량 제한도 하드디스크 크기만큼이니 실질적으로 무제한입니다. 다만 초기 설정이 좀 복잡하고, 기기 구매 비용이 들어갑니다. 저는 30만 원 정도 들였는데, 월 구독료를 생각하면 2-3년이면 본전입니다. 전기세도 월 2-3천 원 정도라 부담이 크지 않고요. 지난해 가족여행 때 찍은 사진 5천 장을 정리하면서 느꼈습니다.
백업은 정말 보험 같다고요. 평소엔 그 가치를 모르다가, 정말 필요한 순간에 생명줄이 됩니다. 제 친구는 결혼식 사진을 날려먹고 한 달간 우울해했는데, 다행히 구글포토에 일부가 자동 백업되어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됐다고 하더군요. 오늘 소개한 방법으로 설정하는데 30분이면 충분합니다.
한 번만 제대로 해두면 앞으로 몇 년간은 신경 쓸 일이 없어요. 스마트폰을 바꿔도, 떨어뜨려 깨져도, 물에 빠져도 사진만큼은 안전합니다. 더 이상 "백업해야 하는데..."라고 미루지 마세요.
지금 당장, 이 글을 읽으면서 동시에 설정하셔도 됩니다. 미래의 여러분이 감사할 겁니다. 저처럼 아내의 눈물을 닦아주며 "괜찮아, 다 백업돼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날을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