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중고 맥북 프로를 샀는데 일주일 만에 배터리가 부풀었습니다. 판매자는 이미 연락 두절... 그 후로 철저하게 체크하는 버릇이 생겼고, 지금까지 3대를 더 샀는데 모두 만족하며 쓰고 있어요. 이 체크리스트는 실제로 제가 당하고 배운 것들입니다. 10분이면 다 확인 가능해요.
목차
거래 전 준비물 (이거 없으면 가지 마세요)
✅ 필수 준비물
- USB (테스트용 파일 담아서)
- 이어폰 (스피커/잭 테스트)
- 충전 케이블 (본인 것)
- 휴대폰 손전등
- 체크리스트 (이 글 캡처)
✅ 설치해갈 프로그램
- CrystalDiskInfo (SSD 상태)
- HWMonitor (온도 체크)
- BatteryInfoView (배터리)
1단계: 만나기 전 확인 (사기 필터링)
✅ 의심 신호
-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 → 99% 문제 있음
- "급전 필요" + 선입금 요구 → 100% 사기
- 사진이 너무 깨끗함 →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
- 질문에 애매하게 답함 → 실물 없을 가능성
✅ 제가 꼭 물어보는 질문
1. "구매 영수증이나 보증서 있나요?"
2. "AS 받은 적 있나요? 어디서?"
3. "배터리 사이클 몇 회인가요?"
4. "직접 촬영한 사진 더 보낼 수 있나요?"
답변 회피하면 거래 안 합니다.
2단계: 외관 체크 (3분)
✅ 손전등으로 비춰볼 부분
- 화면 모서리 (액정 깨짐)
- 키보드 사이 (음료 흔적)
- 포트 내부 (부식/이물질)
- 힌지 주변 (균열)
✅ 놓치기 쉬운 부분
- 바닥 고무발 (빠졌으면 내부 나사 건드린 것)
- 스피커 그릴 (먼지 = 관리 상태)
- 터치패드 클릭감 (헐거우면 수명 다함)
저는 한 번 힌지가 부러질 듯한 노트북을 "괜찮다"라고 산 적이 있어요.
2주 후 완전히 부러졌습니다...
3단계: 화면 검사 (2분)
✅ 유튜브에서 검색
- "LCD dead pixel test"
- "Monitor test patterns"
✅ 순서대로 확인
1. 흰색 → 밝은 점 확인
2. 검은색 → 빛샘, 죽은 픽셀
3. 빨강/초록/파랑 → 색 번짐
4. 회색 → 얼룩, 변색
✅ 즉시 거절할 수준
- 밝은 점 3개 이상
- 줄 불량 1개라도
- 가장자리 심한 빛샘
4단계: 키보드/터치패드 (2분)
✅ 온라인 키보드 테스터 사용
keyboard-test.space 접속해서 모든 키 눌러보기
✅ 특히 확인할 키
- 스페이스바 양 끝 (균일한 입력)
- Shift, Ctrl, Alt (둘 다)
- 백스페이스, 엔터
- 펑션키 전체
✅ 터치패드
- 네 모서리 클릭
- 두 손가락/세 손가락 제스처
- 드래그 앤 드롭
키보드 몇 개 안 되면 "나중에 외장 키보드 쓰지 뭐" 했다가 결국 불편해서 못 썼어요.
5단계: 배터리 상태 (가장 중요!)
✅ Windows
1. CMD 관리자 권한 실행
2. `powercfg /batteryreport` 입력
3. 생성된 HTML 파일 확인
✅ Mac
1. 옵션 키 누르고 애플 로고 클릭
2. 시스템 정보 → 전원
✅ 확인할 수치
- 설계 용량 vs 현재 최대 용량
- 70% 이상이면 OK
- 50% 이하면 교체 필요 (10만 원 추가 비용)
✅ 사이클 수
- 맥북: 1000회 이하
- 일반 노트북: 500회 이하
제가 당한 맥북은 사이클 1,847회였습니다...
판매자는 "거의 안 썼다"라고 했죠.
6단계: 저장장치 체크
✅ CrystalDiskInfo 실행
- 건강 상태: "좋음" 외에는 다 위험
- 사용 시간: 10,000시간 이하 권장
- 온도: 50도 이하
✅ SSD 수명 지표
- 남은 수명: 90% 이상
- 총 기록량: 용량의 100배 이하
HDD 있으면 귀 대고 들어보세요."딸깍딸깍" 소리 나면 곧 죽습니다.
7단계: 성능/발열 테스트
✅ 간단한 테스트
1. 유튜브 4K 영상 재생
2. 구글 지도 3D 뷰 돌려보기
3. 여러 탭 동시에 열기
✅ 확인사항
- 팬 소음 수준
- 키보드 위 발열
- 버벅거림 정도
10분만 테스트해도 문제 있는 건 티 납니다.
8단계: 정품 인증/락 확인
✅ Windows
- 설정 → 업데이트 및 보안 → 정품 인증
- "Windows가 정품 인증되었습니다" 확인
✅ Mac
- 재부팅 후 활성화 잠금 확인
- iCloud 로그아웃 요청 (필수!)
✅ 공통
- BIOS/UEFI 암호 없는지
- 기업용 관리 프로그램 없는지
회사 노트북 불법 유출품 조심하세요. 나중에 원격으로 잠길 수 있습니다.
안전한 거래 방법
✅ 장소
- 카페 (콘센트 있는 곳)
- 은행 ATM 코너
- 경찰서 근처
절대 집으로 부르거나 가지 마세요!
✅ 결제
- 직거래: 계좌이체 후 현장 확인
- 택배: 안전결제 필수
- 현금: 위조지폐 조심
✅ 증거 남기기
- 판매자 신분증 사진
- 제품 시리얼 사진
- 대화 내용 캡처
- 이체 내역 캡처
실제 사례: 이런 건 사지 마세요
✅ 케이스 1: "회사에서 쓰던 건데 깨끗해요"
→ MDM 락 걸려서 초기화 불가
✅ 케이스 2: "배터리만 갈면 돼요"
→ 메인보드 문제로 배터리 인식 안 됨
✅ 케이스 3: "업무용으로만 썼어요"
→ 쿨러 먼지로 꽉 차서 열폭탄
✅ 케이스 4: "정품 윈도우 깔려있어요"
→ 불법 라이선스로 한 달 후 막힘
가격 협상 팁
✅ 정당한 깎기 포인트
- 배터리 70% 이하: -5만 원
- 키보드 자국 심함: -3만 원
- 액정 흠집: -3~5만 원
- 정품 충전기 없음: -3만 원
- 보증 기간 끝: -5만 원
✅ 깎으면 안 되는 것
- 이미 적정가
- 박스/구성품 완벽
- AS 기록 있음
체크리스트 요약 (스크린샷 추천)
□ 외관 (흠집/찌그러짐/힌지)
□ 화면 (픽셀/빛샘/얼룩)
□ 키보드 (모든 키 테스트)
□ 터치패드 (클릭/제스처)
□ 배터리 (사이클/용량 70%↑)
□ SSD (건강/사용시간)
□ 포트 (USB/HDMI/충전)
□ 스피커/마이크/카메라
□ Wi-Fi/블루투스
□ 정품인증/락 해제
□ 영수증/보증서
마지막 조언
중고 노트북은 "싸게 사는 것"보다 "제대로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10만 원 아끼려다 고물 사면 결국 더 비싸요. 그리고 판매자가 체크하는 걸 싫어하면 100% 문제 있는 겁니다. 정상적인 판매자는 오히려 "천천히 확인하세요"라고 합니다.
제일 중요한 건, 불안하면 사지 마세요. 중고 매물은 계속 나옵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좋은 물건 기다리는 게 현명해요. 참고로 저는 이제 기업 리스 반납 제품만 삽니다. 비싸긴 해도 관리가 잘 되어 있고 A/S 기록도 명확해서 안전하거든요.